영화 감상

[타이탄] 신화는 깨졌다...타이탄

ksge7 2010. 4. 3. 00:06
 

줄거리:

제우스를 아버지로 둔 반신 반인인 '페르세우스(샘 워싱턴)'는 출생의 비밀을 모른채, 어부인 양아버지 밑에서 어부로 평범하게 살아가고있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그의 가족들이 지옥의 신 '하데스'에 의해 죽게되는 비극이 찾아오게 되고 그의 인생은 변하기 시작한다. 이후, 아르고스에 도착하게 된 페르세우스는 왕의 부탁에 따라 아르고스를 공격하려는 하데스를 막고 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감상:

나는 어렸을 적부터 그리스 신화를 매우 좋아했고, 그래서 서점에 가면 항상 그리스 신화에 관련된 책을 사서 보곤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영향덕분에 우스갯 소리로 "특정 신을 믿느니 제우스를 믿겠다." 이란 말도 하곤한다. 그런데, <타이탄>을 보고 나서 나의 신화는 깨졌다. 기대한 사람이 잘못인가? 만든 사람이 잘못만든것인가? 아마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엔 내 기대치보다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말하고 싶다.

먼저, 그 제일 큰 공은 러닝타임 or 편집에 돌리고 싶다.
1시간 30분간 페르세우스의 이야기를 집어넣다보니 탈이 나버렸다. 제한된 시간동안 많은 이야기는 넣을 순 없으니 최대한 여러 세부적인 장면들은 많이 잘라내고 큰 사건만 대충 이어붙인 느낌이다. 차라리 1시간 더 늘려서 2시간 30분 동안 이야기를 천천히 전개해나가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러닝타임을 100분에 맞추려고 편집을 했는지, 편집을 다 하고보니 100분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덕분에 여러면에서 영화내 배경적인 설명이 부족하고 스토리를 얼른 진행한 몇몇 어색한 장면들이 있었다.

그 뒤의 단점들은 실은 이러한 러닝타임과 빠른 전개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두 번째로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캐릭터를 가벼이 여긴다는 것이다." 란 것이다. 분명 <타이탄>의 페르세우스 이야기는 익히 유명한 신화이고 전형적인 일인영웅담이다. 그러한 신화를 각색한 <타이탄>은 페르세우스 신화와스토리가 다른지라, 여러 동료들이 그의 행로를 따라가는데 문제는 그 동료들이 초반엔 비중이 클것처럼 비춰지다가도 중후반부 들어가선 주인공을 빛내주기 위한 희생양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듯이 페스세우스 신화는 일인영웅담이라 영화에서도 똑같이 주인공을 빛내기위해 주변 인물을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일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에선 초중반부까지도 비중있게 다루던 동료들을  중후반부 들어선 별다른 이유도 없이 스토리에서 제외시키거나 병풍화 시키면서 영웅인 페르세우스가 갑자기 혼자서 부각되는 모습은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아니면 영웅으로서 부각을 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간이 짧다보니 그냥 인물들을 하나둘씩 빼버리거나 병풍화 시킨것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들긴하다.) 

차라리 반지의 제왕의 아라고른처럼 일행을 잘 이끌고 끝까지 스토리를 전개하는 양상이었다면, 오히려 그의 리더로서 영웅적 면모가 드러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또한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캐릭터들의 깊이나 고뇌가 잠시 다뤄지다가도 그냥 "패스~"를 외치고 대충 얼버무려서 넘어간다. 정말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차라리 러닝타임을 1시간 늘려서 캐릭터들의 고뇌나 성격을 더욱 부각시켜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루이스 레테리에 감독의 전작인 '인크레더블 헐크'를 보고 "음.. 다음 작품은 더 괜찮게 뽑아낼 수 있을 것 같다"란 생각이 드는 감독이어서 나름대로 기대를 했는데 이번 작품은 많은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나마 좀 위로할만 했던 건 액션씬은 그래도 좀 잘 뽑아냈다는 점이다. 특히 라스트 액션씬에선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느꼈던 박력과 스피디함이 잘 살아나서 그나마 아쉬운 나의 마움을 좀 달래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타이탄>이 굉장히 잘만든 액션 영화라곤 할 수 없다고 본다. 

액션 영화가 액션만 좋으면 좋지 어떠냐 하실지 모르겠지만,이미 아이언맨이나 스파이더맨2처럼 캐릭터와 액션을 동시에 살리고 멋진 연출과 각본까지 가미된 작품들이 헐리우드 액션 영화로 나타나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아버렸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많았지만, 그래도 앞으로 루이스 레테리에 감독이 이 작품을 계기로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그동안 멋진 영화들을 뽑아주었던 레전더리 픽쳐스도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P.S. 왠지 모르게 러닝타임 100분에 맞춰서 연출한 느낌이 너무 들어서...찾아보니 <타이탄>은 레테리에 감독의 전작인 인크레더블헐크 제작비의 절반인 7000만 달러 수준인것도 뭔가 관계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그리고 3D로 봤던 분들 대부분이 3D로 봐도 별거 없다는 의견이 많았고 실제로 영화도 2D로 찍고 막판 3D대세타고 3D로 급조해 컨버젼해서 나온 작품이라... 그다지 3D효과를 크게 못느낀다고하니 보실분들은 주의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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