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

[인셉션] 대단한 블록버스터...그러나 그 이상은?

ksge7 2010. 8. 5. 02:51


줄거리:

타인의 꿈에서 중요한 정보를 빼내는 '추출'이란 능력을 가진 '코브'. 그는 사람들에게서 빼낸 중요한 정보들을 기업들에게 팔아넘기며, 일종의 산업 스파이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일본 기업가의 머리 속에서 정보를 빼내던 중, 그는 예상치 못한 함정에 걸리게 되며 그에게 사로잡히게 된다. 그리고 역으로 그로부터 아주 어려운 임무를 제안받게 되는데...

감상:

<인셉션>은 개봉 이전부터 전 세계 많은 영화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2001년 데뷔 이후 거의 실패를 모르다시피 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도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다크나이트>의 후속 작품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0년 7월 드디어 <인셉션>이 개봉되고 난 뒤, 영화 팬들을 비롯해 일반 대중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인터넷은 <인셉션>의 작품 해설과 감상으로 도배가 되었고, 비록 2주차에서 솔트에게 1위 자리를 잠시 내주긴 했지만 10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놀라운 흥행 속도를 보여주었다. 대부분 사람들의 큰 기대 속에 만들어지는 작품들이 그 기대를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실제로 인셉션을 잘 살펴보면 그런 열광적인 반응이 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최근 헐리웃 영화의 전방에서 활약중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시작으로 '조셉 고든 레빗', '앨런 페이지', '와타나베 켄' 등 그야말로 연기 좀 한다는 배우들이 총 출동 할 뿐 아니라, 놀라운 편집과 연출 능력으로 그 복잡한 이야기를 비교적 이해하기 쉽고 빠른 속도감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놀란'의 머리 속에 있는 상상의 세계를 그대로 시각화한 놀라운 장면들 <인셉션>만이 가지고 있는 굉장히 특별한 소재와 이야기까지, 그야말로 <인셉션>은 올해 나온 작품들 중에서 가장 주목 받을 만한 요소는 모두 갖추고 있었다.

<인셉션>이란 영화의 구조를 보면 단순히 이 작품을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재미라는 측면에서 일회성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다 보고 극장을 나와서도 계속 이 작품을 가지고 사람들이 열심히 가지고 놀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이 아니라 몇 년 후에도 꾸준히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그 말은 <인셉션>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바로 전작이자 최고 작품으로 평가받는 <다크나이트>를 뛰어 넘거나 또는 그와 대등한 수준의 영화로서 후대에 계속 기억될 거란 말일까? 그렇다면 나는 <인셉션>의 인기가 광풍처럼 몰아치는 이때 조금은 두렵지만 "그렇지 않다"라고 말하고 싶다.

앞서 말했듯 분명 <인셉션>은 잘 만들어진 영화다. 연기도 좋았고, 그 놀라운 상상력을 풀어내는 연출력, 관객을 자극하는 많은 궁금증들까지 아주 정말 대단한 영화였다. 솔직히 영화적 재미 하나만 따진다면 <다크나이트>보다 어찌보면 한 수위의 실력을 자랑한다고 생각될 정도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적 재미 하나만 따져선 절대 그 영화를 진정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셉션>은 <다크나이트>나 여타 다른 지금까지 나온 많은 명작이라 불리는 영화들보다 분명 영화적 재미는 뛰어나지만 관객에게 던지는 어떠한 질문이라든지, 철학적 사유란 부분에 있어선 상당히 아쉬움이 보인다.

난 사실 글쓰는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감히 철학 어쩌고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확실한건 <인셉션>에선 <다크나이트>에서 느껴졌던 그 깊디 깊은 철학적 깊이가 느껴지지 않았단 거다. 이건 아마도 두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이라면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영화 속에서 느낀 감정으로 간단히 이야기해서 비교하자면, <다크나이트>에선 영화적 재미 이외에도 고담시티의 매서운 분위기와 긴장감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묵직하게 때리는 그 어떤 것이 있던 반면, <인셉션>에선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경이로움과 영화적 재미는 있지만, 그 이외의 새로운 그 어떤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하면 적당할까?

솔직히 인터넷의 많은 글에서 볼 수 있듯, <인셉션>은 정말 다양한 복잡한 철학적 심리적 내용들을 영화 속에서 사용하고있다. 영화 속엔 잘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라캉의 정신분석이나 구조주의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인셉션>은 그 많은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이야기를 그저 영화 속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소재나 구조로 이용할 뿐, 그 이야기들을 스토리에 녹여내 관객들에게 어떠한 질문을 던지거나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진 않는 느낌이다.

이야기가 굉장히 장황해진 것 같은데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인셉션>은 분명 잘 만들어진 영화이긴 하나, 어딘지 내적 사유가 부족해보이는 영화라는 것이다. 물론 내가 좀 아는게 쥐뿔도 없고 무식해서...뭐 각종 철학적 이야기를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일 수 도 있지만...그냥 내가 느낀 바가 그렇다.

PS. 사실 <인셉션>은 개봉하고나서 3일 뒤인 7월 24일에 보았는데...감상문은 이제서야 올린다. 이것에 대해 뭐 좀 변명하자면 난 워낙 아는게 없다보니 다른 분들처럼 분석적인 글을 쓸 수도 없었기 때문이고 그렇다고 너무 간단하게 재미있다! 좋다!라고 간단한 감상평만 하기엔 <인셉션>은 너무나 아쉬운 영화였기 때문이다. 요 10일 동안 이 인셉션 글 어떻게 써야되나 머리 끙끙 싸매고 있었는데...결과물은 이렇게...참담하다. 정말 다른 분들 글에 비하면 내공이 부족하단 생각이 절실히 든다. 정말 항상 글 마무리 지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난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정말 좋은 글을 쓰려면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글을 써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