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유령작가와 나의 글
ksge7
2010. 6. 7. 08:00
사실 전 그리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닙니다. 어렸을 때부터 사실 글 쓰는게 굉장히 귀찮았습니다. 솔직히 지금 블로그 글들도 키보드가 있어서 그 자리에서 빠르게 고쳐쓰거나 새로 쓸 수 있기에 그나마 이렇게 쓰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컴퓨터가 없었다면 전 아직도 일기 하나 안쓰고 있었겠죠ㅎ
어쨋든 갑자기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바로 오늘 다음뷰에 송고했던 <유령작가> 리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전 영화 리뷰를 못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욕심이 많아서 한 이야기에 이것저것 담으려 합니다. 게다가 나름 이 리뷰 하나 쓰는 것도 글쓰기 공부라고 생각해서 글을 다 쓰기전엔 타인의 리뷰는 최대한 보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너무 힘에 부치더군요.
<페르시아의 왕자>나 <로빈후드>같은 블록버스터들의 간단한 감상을 적는 건 사실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영화 자체가 관객들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졌다보니 그 안에 숨겨진 다양한 메시지나 연출들이 그렇게까지 심오하진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시>, <하녀> 같은 작품을 보고 감상을 쓰려면 굉장히 힘듭니다. 솔직히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대충 알긴알겠는데, 그것만 적기엔 리뷰가 너무 짧아지고, 길게 쓰자니 그 심오한 내용들을 완벽히 파악하기도 힘들고 쓸 말이 없습니다. 전 아무래도 인문학 전공도 아니고 영화학 전공도 아니다보니, 제가 자주가는 용짱님의 블로그처럼 영화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못하고, 그렇다고 다른 전문가들분처럼 연출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 뭔가 할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유령 작가>리뷰를 쓸 때도 그랬습니다. 전 사실 <유령 작가>를 보고나서 인상적이긴하나 찬사를 보낼 정도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 느릿느릿한 스릴러이기에 지루한 부분도 있었고, 너무나 많은 떡밥때문에 영화가 어딘가 부실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내용만으로 글을 쓰자니 리뷰가 너무 부실해질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제 감상만 몇 줄 적으면 이 글을 보는 다른 분들이 이 영화가 어떤지 알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전 타인의 영화 리뷰를 보는 목적은 단순한 감상을 확인하는 것만이 아닌 자신이 영화를 보고 나서 생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거나 자신의 생각을 타인과 비교하기 위해 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제 감상인 "스릴러인데 일반 스릴러와는 달라서 느리다. 떡밥이 많은데 마무리가 부실한 느낌이 든다."란 내용만을 쓰면 글도 부실하고 영화가 무슨 영화인지 감을 잡기 힘들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유령작가>도 좀 더 길게 써보려했습니다. 근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 글 쓰기 지식이 부족하고, 사실 감상적인 사람이 아닌지라 화려한 비유를 대면서 영화에 대해 감상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도 잘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글은 쓸데 없는 내용으로 가득차고 늘어지더군요.
이번 <유령작가> 글을 보시면 중간에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 나름 구체적으로 쓴다고했는데 워낙 아는게 없고 글을 쓸 때 무언가 정리하는 능력이 떨어지다보니 구구절절 늘어놓기만 합니다. 아마 글을 쭉 훑어보시면 이 부분은 뭔가 사족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게다가 이 글을 쓰고나서 다른 분들 리뷰를 보니 더 글의 내용이 절망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전 무언가 사물의 중요한 점을 딱 파악해서 짚어주는 것도 못하고, 그렇다고 화려한 수식어를 붙여서 멋지게 표현하는 것도 못하고, 그렇다고 전문적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영화 속 내용이나 의미를 잘 풀어서 써내지도 못합니다. 물론 이런 제 고민을 해결해주는 궁극적인 방법은 책을 더 많이 읽고 글을 더 많이 쓰고, 좀 더 글을 솔직하게 써보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이게 쉽지 만은 않더군요. 일상은 바쁘고 시간은 없고, 제가 준비하는 시험도 있고... 그럼 블로그를 포기하면 되지 않느냐 하시겠지만, 이게 또 좀 그렇더군요. 글 쓰는 것도 좋고 블로그 운영하는 것도 좋고 영화 보는 것도 좋습니다... 참 욕심 많죠?ㅎ 근데 실은 이 준비하는 시험이 꼭 필요한건 아니고 순전히 제 욕심으로 보는 시험이라 포기해도 큰 문제는 없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기엔 아쉽고... 어쨋든 너무나 복잡하네요...ㅎ
참...글 쓰다보니 쓸데없는 이야기만 구구 절절 늘어놨네요. 아무래도 제가 20대 중반에 들어서고 장래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다보니 이런 이상한 생각들만 하게되나 봅니다. 어쨋든 뭐 한동안은 영화를 계속 볼테고 리뷰도 쓸 예정이긴하지만 블로그에 시간을 좀 더 덜 들일 수 있는 효율적인 글쓰기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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