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신 자유주의 질서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사람보단 돈의 논리에 충실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그들은 돈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악독한 기업들이었다. 마침내 이런 잘못된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예스맨'들이 나섰다. 미국의 시민 단체 '예스맨'은 비도덕적 기업들을 골탕먹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 유명 회사의 관계자로 변장해 각종 강연이나 방송국 인터뷰에 나서서 황당한 인터뷰를 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그리고 오늘도 '예스맨'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웃기고 황당한 일들을 계속해서 벌인다.
감상:
요즘같이 돈을 중시하는 세상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양심이 없어졌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임대 주택을 빼앗아 재개발을 하고, 자신들의 공장으로 인해 사람들이 피해를 입어도 모른척 한다. 우리는 이런 양심 없는 기업들을 보고 이들이 크게 한번 골탕 먹었으면 하고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이런 우리의 상상을 이뤄주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예스맨'이다
흔히 장난이라면 웃고 넘길 수 있는 그런 것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들의 장난은 기업 주가를 2조원이나 떨어뜨리는 등의 효과를 내는 그야말로 핵폭탄 급 장난이다. 예를 들면 그들의 장난은 이런 것이다.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 유출 사고로 20만 명이나 피해를 입었음에도 보상을 거부하는 기업들을 대신해 12조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가짜 인터뷰를 하는 것이다. 이 가짜 인터뷰를 위해 그들은 가짜 홈페이지를 만들고 가짜 대변인을 내세우는 치밀함까지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런 장난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지만, 그들은 계속 장난을 친다. 이를 통해 당장 문제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계속 이슈를 만들어내면 언젠가 해결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장난을 통해 팍팍한 피해자들의 삶에 잠시나마 웃음과 행복, 희망을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들이 피해 보상과 같은 예민한 문제로 장난을 치는 것이 나빠 보일 수도 있다. 이런 거짓말이 피해자들에게 쓸데 없는 희망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자. 가스 유출사고로 20년 간 보상을 미뤄오는 기업으로 인한 상심과 이들이 잠시나마 거짓말을 하여 행복을 주는 것, 어느 쪽이 더 나쁠까?하고 말이다.
영화 속 '예스맨'들의 장난은 그야말로 아슬아슬하다. 조그맣게는 기업 강연, 크게는 3억명의 시청들이 지켜보는 BBC 뉴스에서 장난을 친다. 자칫 잘못하면 그들이 비난한 기업이 소송을 걸까봐 관객들도 같이 마음을 조리지만, 결국 그들은 소송을 걸지 못한다. 왜냐하면 '예스맨'들이 도덕적으로 너무나 옳기 때문이다. 결국 맞는 말하니 뭐라고 대꾸하기가 힘든 것이다.
사실 <예스맨>은 시민단체가 만든 저예산 다큐멘터리다보니,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화질도 오락가락하고, 내용도 살짝 산만한 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스맨>에는 이런 단점을 커버할 유머와 아이디어가 살아 숨쉰다. 아마 영화를 보면서 한바탕 웃다보면 조악한 화질? 산만한 구성 그런거 신경도 안쓰일 것이다.
버트란드 러셀은 "유머는 만병 통치약"이라 했다. 그리고 <예스맨>은 그 원리를 잘아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할 것은 웃음이 웃음만으로 그쳐선 안된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들처럼 시민 운동을 하는 건 둘째치고 투표부터 열심히 해야겠다.
※ 이 글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이미지와 관련된 모든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