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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 브레이커스] 신선한 토마토 쥬스가 생각나는 B급 뱀파이어물영화 감상 2010. 4. 11. 00:04
줄거리:
2019년 먼 미래, 전 세계 인류는 정체 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해 대부분이 뱀파이어로 변하게 된 상황을 맞게 된다. 그 결과, 뱀파이어가 다수가 된 사회에서 소수의 인간들은 그들에게 피를 공급하기 위해 사육당하기 시작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인간의 숫자가 줄어들고 피의 공급량이 줄어들자, 뱀파이어들은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세계 최대 혈액 공급 기업인 '블러드 뱅크'에서 인공 혈액을 개발하는 연구원 뱀파이어 '에드워드 달튼'(에단 호크)은 다른 뱀파이어와 달리 인간에게 동점심을 느끼고 그들과 공존하고 싶어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집으로 귀가하던 그는 한 무리의 인간들과 마주치게 되고, 얼떨결에 그들과 합류하게되어 인간들의 독립을 돕게 된다.
감상:
처음 이 영화의 설정을 보고 매우 매우 매력적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한번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동안 1968년 조지 로메로 감독의 리빙데드가 시작된 이래로 인간 이외의 존재가
전 세계를 지배하고 인간과 맞선 대부분은 좀비였다. 개인적으로 좀비를 싫어하는 건아니지만 근 40년이나 전 세계를 지배하려했으니 조금은 식상함이 느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었고 그때 쯔음 나온 영화가 바로 뱀파이어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설정의 <데이 브레이커스>였다. 좀비와는 달리 지능도 있고 말도 통하고 그동안 어둠속에 숨어있던 존재들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생각해보라 신선하지 않은가? 그리고 영화 또한 내 기대와 같이 꽤나 신선했다.
가장 먼저,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소소한 설정들이다.
블러드 커피, 낮 주행모드를 가진 차량과 같이 왠지 모르게 인간이 뱀파이어가 되더라도 인간이었을 적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이렇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설정들은 기발하다. 보통 뱀파이어라고 하면 무시무시한 고성에서 박쥐로 변해 날아다니고 관에서 자는 올드한 이미지였는데 차타고 다니고 침대에 누워서 자는 뱀파이어와 같은 설정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하다. 그리고 그 덕분일까 주인공은 뱀파이어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처럼 느껴져 주인공에게 더욱 몰입하기 쉬웠던 느낌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데이 브레이커스>에서 더욱 매력적인 것이있으니 바로 B급 감성이다.
라이온스 게이트 제작답게 저예산으로 200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데이브레이커스는 B급 감성의 신선함으로 예산의 어려움을 헤쳐나간다. 영화 초반부 서브사이더의 신체 절단 씬부터 시작해 중간의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인간으로 변하는 방법 그리고 후반부 지옥을 연상케하는 단체 살육씬은 그야말로 B급의 결정체를 보여준다. 특히 인간으로 변하는 방법은 지금 생각해봐도 어찌그리 유치했을까 생각과 웃음이 나오지만 왠지모를 신선한 느낌이 들 정도다.
여기까지 이야기한다면 그냥 <데이브레이커스>가 단순한 B급 액션 영화로 보일 수 있겠으나
실은 그렇게 단순한 B급 액션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세계 유일의 혈액 공급 회사인 '블러드 뱅크'사가 사육하는 인간들이 하나둘씩 죽어감에 따라 그들과는 반대로 죽지 않는 뱀파이어에게 공급해야 할 혈액이 줄어드는 사태와 함께 시작된다. ‘블러드 뱅크’사의 혈액 대체제 개발은 매 번 실패하고 사냥할 인간까지 줄어듬에 따라 혈액값은 연일 치솟고 급기야 가난한 자들은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서브사이더'라는 괴물로 변해 사회를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 나는 이런 장면들을 보면서 바로 우리 '현실세계'를 떠올랐다. 석유, 식량 자원이 줄어들어 가난한 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적어졌고 그들은 반항을 시작했다. 그러나 있는자들은 가난한 이들을 사회 악처럼 그리고 보잘것 없는 존재로 취급하고 그들의 의견을 묵살한다. <데이 브레이커스>가 그리는 뱀파이어의 세상은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석유나 식량을 혈액이라는 매체로 바꾸었을 뿐 그들의 세상이나 인간의 세상이나 결국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 '블러드 뱅크'가 인간을 사육해서 혈액을 채취하는 모습은 흡사 이윤 추구라는 명목하에 전 세계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이용해 먹는 거대 글로벌 기업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데이 브레이커스>는 B급 감성으로 만든 싸구려 즐길거리로서 승부하지 않는, 그 안에 메시지를 담고 있는 꽤나 그럴싸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비록 후반부 들어 스토리 급 전개를 위한 무리한 연출로 산만해지긴 하지만 래도 B급 감성과 사회적 메시지의 결합으로 탄생한 이 멋진 작품은 앞으로 스피어리그 형제에게 거는 기대를 게 만들어주는 신선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P.S. 영화가 좀 개봉한지 오래되었는데...그래도 그냥 본 영화중 기억나는 것들은 왠만하면 다 감상을 쓰기로 해서 그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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