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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교실 속에서 느껴지는 우리의 현실영화 감상 2010. 4. 8. 00:58
줄거리:
프랑스 파리의 어느 중학교, 프랑스어를 맡고있는 4년차 교사 '마랭'은 올해 9월도 여러 국가에서 온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과 새 학기를 시작한다. 비록 아이들이 반항하고, 제각각인지라 통제하기 힘들지만 마랭은 그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해가면서 조화롭게 반을 잘 이끌어 나간다. 비록 시끌시끌하지만 평화롭게 반 아이들을 잘 이끌어 가던 어느날, 한 아이가 사고를 치게 되면서 그동안 위태롭게 유지되오던 교실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한다.
감상:
<클래스>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아이들이 모인 공동체인 교실을 통해 우리 사회와 현실을비추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클래스>는 <일그러진 영웅>과 같이 파리의 한 중학교 교실을 배경삼아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다. <클래스>의 교실은 다문화 국가인 프랑스의 교실답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민족과 인종이 공존하는 곳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그런 이유때문인지 항상 교실은 시끌시끌하고 북적거린다.
그리고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만큼 문제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게 된다. 가장 먼저 다양한 인종, 민족이 모인 곳답게 겉으로 크게 보이는 문제인 서로에 대한 미묘한 차별과 놀림을 비롯해서 그들 모두의 공통분모인 사춘기 청소년으로서 아이들이 겪는 반항심과 마음 속 미묘한 감정의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비록 교실이라는 배경이지만 우리가 사회에서 다양한 문제를 겪으며 해결해 나가는 것 처럼 아이들이 자신들만의 문제를 겪으면서 서로 갈등이 생겨 대립하고 극단으로 치 닫으려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야말로 이곳이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우리가 사회에서 겪는 대립하고 충돌하는 사건들이 축소되긴 했지만 파리의 어느 한 중학교 교실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영화에는 현실과 달리 중재자가 있으니 바로 교사 ‘마랭’이다. 비록 그는 슈퍼 히어로와 같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존재는 아니지만 그는 항상 틱틱대고 사사건건 무언가 걸고 넘어지는 아이들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칭찬하고 질문하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점점 아이들은 각자의 입장을 밝히고 토론하는 습관을 들이고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커나갈 것 같은 희망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결국 영화 후반부 슐레이만 사건으로 인해 교실은 혼란에 빠지고 ‘마랭’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25명의 아이들도 같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누구의 잘못인가?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해야하는가? ‘마랭’의 고민은 스크린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고 관객의 머릿속까지 꽉 채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순간 이 문제는 시스템으로 넘어간다. 문제는 결국 모두가 고민하고 있을 때 시스템이 해결해버리고 어찌보면 개인의 비극적인 결말을 예고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몰고 가버린다. 또한 그 순간 ‘마랭’은 아무 것도 못하고 무기력해져버린다. 영화는 이렇게 막판까지 어떠한 절대적인 어떤 것에 대해 제시하지 않는다. 현실 사회도 그렇다. 모든 것이 이상적인 상태로 유지되고 해결되면 좋지만 결국 그렇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할 때가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영화는 그러한 점을 예리하게 잘 포착해 관객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나 현실 사회에서나 이상적이고 절대적인 해결책이 모든 문제에 있어서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그냥 시스템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에선 마지막까지도 '마랭'의 문제 해결 방식 조차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단 점을 암시하지만, 의사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이 계속 되어지고 많은 이들에게 자리잡혀 서로에게 더욱 관심을 가져준다면 그러한 복잡한 문제까지도 시스템보다는 훨씬 세심하고 구체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기때문이다. 다만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충분한 기다림과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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