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나루토를 보는데..."
"존나 열심히 안하면 안될 것 같아"
"근데 우린 열심히 안하잖아"
"우린 안될거야, 아마"
이 문장들은 작년 인터넷에서 선풍적인 열풍을 몰고왔던 바로 그 짤방! 일명 '나루토 아저씨' 짤방에 나왔던 문장들입니다. 이 짤방은 당시 호쾌한 삼단논법, 미묘한 표정, 그리고 마지막 도치된 문장강조까지 여러 요소가 미묘하게 잘 어울려서 큰 인기를 얻었고 덕분에 많은 패러디 물을 양산하기도 했었습니다. 근데 제가 이 이야기를 왜 꺼내느냐? 바로 제가 오늘 만나고 온 인물이 짤방 속 주인공이자, 짤방의 원본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의 주연인 '타바코 쥬스'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친구와의 약속으로 홍대에 나왔다가, 홍대 '상상마당'에 이번주 개봉하는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을 보러갔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마침 '상상마당'에서 영화 개봉 기념으로 감독님과 타바코쥬스분들의 GV(관객과의 대화) + 특별공연행사를 열고있더군요. 그래서 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티켓을 구매하고 영화를 보았답니다.
영화는 꽤나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도 나름 안겨주었습니다.(자세한건 오늘 오후 쓸 리뷰에서) 그리고 바로 제가 어쩌면 영화보다 더 기대했을지모르는 GV + 특별공연 시간이 시작되었답니다.
아..잠깐 먼저 이 글에서 '타바코 쥬스'와 <반드시 크게 들을 것>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타바코 쥬스'는 홍대에서 활동하는 자칭 '막장밴드'로 불리는 권기욱(나루토 아저씨), 성호림, 권영욱, 백승화, 송학순씨로 이루어진 5인조 밴드랍니다. 그리고 영화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은 '타바코 쥬스'의 멤버 '백승화'씨가 만든 2009년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후지필름 '이터나'상에 빛나는 '타바코쥬스'분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영화 상영 이후 GV가 시작되고 '타바코쥬스' 분들이 자리 앉으셔서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했고 굉장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꽤 재미있던 질문/답변들이랍니다.
Q. '타바코쥬스'가 이 영화가 공개된 이후로 어느 정도나 인지도가 올라갔나?
A. 권기욱씨 曰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세간의 반응을 모르는데, 어느 날 나갔더니 초등학생 꼬마들이 몰려서 사진찍고 싸인해달라면서 '나루토 아저씨'라고 부르더라구요, 그래서 수염을 깎을까 고민까지 해봤습니다.."
Q. '타바코쥬스' 멤버들의 성격은 영화 속 실제 성격과 비슷한가?
A. 권기욱씨 曰 "제가 원래는 착한데 술만 먹으면 좀 욕도 하고 격해져요, 아마 한이 많아서 그런가봐요. 저 진짜 착합니다"
Q. 노래를 부르는 밴드인데, 이런 다큐를 찍게된 계기가 무엇이죠?
A. 백승화씨 曰 "인천시에서 영화에 재정지원해주는 공모전에 참가했다가, 우연히 뽑히게 되었습니다."
사회자씨 曰 "처음 원래는 이 영화의 제목이 '대안공간으로의 초대'였었죠?" (모두 대폭소)
백승화씨 曰 "예..에, 처음에는 유익하고 아이들도 올 수 있는 유익한 공간이란 느낌으로 루비살롱 이야기를
찍으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찍는 사람들이 그래서 그런가 이런 작품으로 변했습니다."
(※ 영화에서 욕도 나오고 음주나 흡연장면이 많이 포함되있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좀 격합니다 ㅎ)
가장 왼쪽부터, 송학순, 권기욱, 성호림, 백승화, 권영욱씨입니다.
이것보다 재미있는 답변도 많았던 것 같은데, 이 정도밖에 생각이 안나네요...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간지 30분도 더 지났을까요?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장시간의 GV가 끝나고 바로 '타바코쥬스'의 특별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공연 준비중입니다. 전용 공연장이 아니라 극장인지라, 시설을 제대로 구비못하고 공연했답니다.
2집에 수록 예정인 '전원 일기'를 부를 때. 멜로디언도 쓰고, 꽤나 재미있는 노래였답니다.
특별 공연은 아무래도 극장에서 하다보니, 시설이 없어서 간이 앰프에 드럼대신 퍼커션을 쓰셨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압권은 성호림씨가 기타를 쳐야하는데, 선이 짧아서 혼자 멤버들과 멀리 떨어져 구석에서 혼자 치셨답니다...노래는 '요다의 하루', '눈물의 왈츠', '전원 일기' 총 3곡으로 굉장히 신나고 좋은 노래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1시간짜리 GV+특별공연이 끝났답니다. 정말로 '타바코쥬스'분들도 2집 앨범 낸다고 하셔서 바쁘실텐데 이렇게 시간내셔서 열심히 임하시는 모습들 보니 진짜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싶어졌답니다. 그리고 2집 꼭 대박났으면 합니다.
- 홍대 KT&G 시네마 상상마당
- 돈암동 아리랑 시네센터
- 종로구 씨네코드 선재
- 대전아트시네마
- 동성아트홀소극장
위의 리스트는 현재 전국에서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을 상영중인 상영관입니다.
좋은 영화인데 상영관이 얼마 잡히지 않아서 오랫동안 상영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 씁쓸하네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시간나시는 분 있으시다면 꼭 한번쯤 보셔도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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