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언맨2] 아이맥스와 함께 다시 만나다.영화 감상 2010. 5. 14. 08:00
줄거리:
세계적 기업인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이자 아이언맨으로 살아가는 '토니 스타크'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아이언맨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게된다. 그리고 이 모습을 분노로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안 반코'였다. 그의 아버지는 한 때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창업자이자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와 과학 기술을 연구하던 러시아에서 망명한 물리학자였다. 그러나 그는 '하워드 스타크'에게 연구 결과를 빼앗기고 러시아로 다시 추방당한다. 그리고 그의 아들 '이안 반코'는 복수를 하기위해 아버지가 남겨 준 아크원자로 설계도를 토대로 '토니 스타크'에게 대항할 무기를 만들어 내는데...
감상 및 하고 싶은 이야기:
난 이미 <아이언맨2>를 개봉한 다음 날 관람했고, 블로그에 리뷰까지 썼기에 더이상 극장에서 볼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현대카드의 슈퍼 시리즈 블로그 이벤트에 당첨되어 <아이언맨2>를 아이맥스에서 다시 한번 볼 기회를 얻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미 <아이언맨2>를 본 상황이고 다시 한번 볼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영화에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2008년 <다크나이트> 이후 처음 보는 아이맥스 영화라는 점과 현대카드가 제공해준다는 영화의 필수품 팝콘과 콜라에 더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2007년 이후 내 돈주고 팝콘과 콜라는 사먹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드디어 토요일 나는 이런 어정쩡한 마음으로 왕십리 CGV를 향해 출발했다. 아무래도 처음가는 곳인지라 길을 좀 헤매긴했지만 다행히도 금방 길을 찾아 극장에서 좋은자리로 티켓을 배분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티켓은 CGV의 정떨어지는 영수증 쪼가리가 아니라, 현대카드에서 특별 제작한 티켓이라 기분이 좋았다. 이 날 좋은 자리를 배분받기위해서 일찍 나온지라 영화 상영까진 시간이 좀 많이 남아있었지만 다행히도 영화관이 주변 쇼핑몰과 붙어있어서 남는 시간을 그럭저럭 때울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때우다 보니 어느 덧 4시 30분. 팝콘과 콜라를 매점에서 받아서 영화를 보러 아이맥스 관으로 발길을 향했다. 왕십리 아이맥스관에 들어가서 처음 든 생각은 '어라 의외로 쾌적하네?'였다. 2008년 당시 <다크 나이트>를 보러 갔었던 용산의 경우 좌석이 많고 경사도가 좀 있어서 좌석간의 간격이 좁고 왠지 답답한 느낌이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왕십리의 경우 용산에 비해 스크린 크기도 클 뿐만 아니라 좌석 또한 앞뒤 간격이 넓은 편에 경사도도 그리 급하지 않아 딱 봐도 용산에 비해 쾌적한 분위기를 주었다.
이렇게 시설에 감탄하고 있는 사이 어느 새 영화는 시작되었다. 아이맥스 화면 가득히 AC/DC의 노래에 맞춰 아이언맨을 보고 있으니 그야말로 전율이 좌르르 온다. 전에 봤을 때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장면인지라 다시 한번 큰 화면에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러나 이런 감정은 잠시 뿐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아이맥스에서 보려고하는 영화들은 <트랜스포머2>, <아바타>와 같이 액션씬이 많거나 <다크 나이트>같이 아이맥스 방식으로 촬영된 영화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언맨2>의 경우 이 두가지 중 어느 하나 충족시키지 못하는 영화였다. 액션비중은 영화에서 그리 크지 않을 뿐더러 그렇다고 아이맥스 방식으로 촬영한 것도 아니다. 게다가 스토리 자체도 산만한데 큰 스크린으로 보려니 내용들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라 작은 스크린에서 볼 때보다 왠지 더 지루하고 정신없이 느껴졌다.
그리고 앞서 말한 영화들은 아이맥스란 상영포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 커다란 화면을 액션으로 가득 채운 영화다. 그러나 <아이언맨2>의 빈약한 액션씬은 아이맥스의 커다란 스크린을 가득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액션씬의 시간도 짧은데다가 그 연출도 굉장히 빈약했기때문이다. 왠지 모르게 화면 구석구석이 너무나 텅비어있는 느낌이 들어 <아이언맨2>란 영화가 초라해보이기까지 했다. 솔직히 영화를 다 보고 나왔을 때 문득 든 생각은 로맨스나 드라마같은 장르 예를 들면 <브라더스>나 <클래스>와 같이 큰 화면이 필요없는 영화들을 아이맥스에서 보았을 때 느낌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었다.
간단히 정리해 말하자면 아이맥스 스케일에 맞지 않는 영화를 억지로 화면만 크게 해서 보다보니, 영화 속 피사체들의 물리적인 크기만 커졌지 오히려 그들이 주는 인상은 작은 스크린으로 볼 때보다 약하단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아이맥스가 아니라 적당히 큰 스크린에서 보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란 생각이 백번도 더 들었다.
지금까지 계속 악평만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이언맨2> 영화 자체는 그냥 그럭저럭 봐줄만한 수준이다. 단, 아이맥스가 아닌 일반 적당한 크기의 스크린에서 볼 때 말이다. 아마 내 주변에 아이맥스에서 <아이언맨2>를 본다면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냥 예매를 취소하고 일반 스크린에서 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최종적으로 나는 아이맥스라는 상영 포맷이 <아이언맨2>와는 맞지 않고 오히려 영화의 매력을 반감시켰다고 보고싶다.
마지막으로 공짜로 영화보여주고 감상문쓰라고 했는데 비관적인 말만 써서 현대카드 측에 조금은 미안한다. 내가 원체 까다로운지라 솔직히 영화에 대해선 많이 아쉬워서 좋은 소리는 잘 못하겠다. 어쨋든 현대 카드는 정말 멋지게 이벤트를 열어주었다. 주말중 나가서 놀기 가장 좋은 황금시간대인 토요일 오후 4시 30분에 아이맥스 스위트스팟 자리에 팝콘과 콜라까지 챙겨주다니, 현대카드의 센스는 그야말로 사람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뭐 영화는 별로였지만 나름대로 처음 가는 CGV영화관이고 게다가 아이맥스 상영관이었으니 그날 토요일은 나름 재미있게 보냈던 휴일중 하나로 기억하고 싶다.
※ 이 글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이미지와 관련된 모든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영화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녀] 치정극의 가면을 쓴 사회극 (4) 2010.05.17 [하하하] 여름의 문턱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하하하 (0) 2010.05.15 [아이언맨2] 어벤저스에 희생된 아이언맨2 (2) 2010.05.02 [허트 로커] 극한의 긴장감, 그리고 개인의 삶 (2) 2010.05.01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생각없이 웃고 떠들고 즐겨라! (0) 2010.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