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어요.>
줄거리:
세계적 기업인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이자 아이언맨으로 살아가는 '토니 스타크'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아이언맨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게된다. 그리고 이 모습을 분노로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안 반코'였다. 그의 아버지는 한 때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창업자이자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와 과학 기술을 연구하던 러시아에서 망명한 물리학자였다. 그러나 그는 '하워드 스타크'에게 연구 결과를 빼앗기고 러시아로 다시 추방당한다. 그리고 그의 아들 '이안 반코'는 복수를 하기위해 아버지가 남겨 준 아크원자로 설계도를 토대로 '토니 스타크'에게 대항할 무기를 만들어 내는데...
감상:
<아이언맨2>는 비쥬얼적인 부분에선 딱히 뭐라 할 만한 부분이 없을 정도로 굉장한 위용을 뽐내는 영화다.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를 비롯한 헐리웃 스타들이 총 출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CG로 구현된 '아이언맨'을 비롯한 '워머신', 로봇 군단 '드론'까지 전편의 스타성과 물량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준다. 분명 <아이언맨2>는 겉보기엔 올해 나온 어떠한 영화보다 잘빠진 블록버스터영화이고 팝콘을 먹으면서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아이언맨2>에 나는 절대로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다. 왜냐하면 바로 '떡밥'이 너무 과다하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아이언맨2>는 분명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블록버스터이긴 하지만 과도한 떡밥으로 인해 그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져버렸다. 영화 속에는 2012년 개봉될 영화 <어벤저스>의 떡밥이 잔뜩 뿌려져있는데, 이는 2008년 개봉했던 <아이언맨>, <인크레더블 헐크>가 아는 사람만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적당한 떡밥을 뿌린 것에 비하면 굉장히 많은 숫자다.
영화는 '아이언맨'과 '위플래시'가 대립하는 메인 스토리, <어벤저스>의 떡밥으로서 쉴드(S.H.I.E.L.D)의 국장 '닉 퓨리'와 '블랙 위도우'가 등장하는 서브스토리로 구성되어있다. 여기까진 뭐 나쁘진 않다. 그러나, 문제는 이 차기작의 떡밥으로 구성된 서브스토리가 메인 스토리를 압도하면서 시작된다. 쉴드의 국장 '닉 퓨리'가 '토니 스타크'를 만나 쉴드의 가입을 권유하고 아버지의 유품을 전해주는 순간부터 서브스토리의 존재감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기 시작한다.
<아이언맨2>의 주적인 '위플래시'와의 첫 전투에서 5분정도밖에 싸우지 않은 '토니 스타크'는 아버지의 비밀을 풀기 위해 무려 20분 이상을 소비한다. 그 사이 '위 플래시'는 뭐하는지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다. 그리고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위 플래시'와의 최종 전투는 진짜 어이없이 끝난다. 이건 F1 경기장에서의 첫 전투보다 시간도 짧고 게다가 별 임팩트 없이 싱겁게 끝난다. 정말 '위플래시'는 별로 한 것도 없고 오히려 드론들이 더 강해보인다. 반면 영화끝에 나오는 '닉 퓨리'와 '토니 스타크'의 대화는 최종 전투보다 훨씬 긴 느낌을 줄 정도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아마 이런 느낌이 들 것이다. <아이언맨2>는 <어벤저스>의 예고편으로 존재한다고 말이다. 아무리 봐도 시나리오를 처음 구성할 때 '토니 스타크'와 '위 플래시'의 대립 구도 속에서 떡밥들을 살짝 껴놓은 게 아니라, <어벤저스>의 떡밥을 진행하려는데 이야기가 밋밋할까봐 '위 플래시'를 껴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게다가 젊은 층들이 <아이언맨2>를 본다면 떡밥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터넷이라도 검색해서 정보를 알 수 있겠지만, 이런 정보를 잘모르는 중장년층 어르신이나 어린이들에게 있어선 쉴드니 뭐니 하는 건 오히려 스토리만 산만해지고 지루해지는 부분일 것이다. 나는 <아이언맨2>가 굳이 스토리에 <어벤저스>떡밥을 굳이 끼워넣어야했다면, 월드 와이드 개봉을 하는 영화로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관객에게 좀 더 친절하게 설명했어야 한다고 본다.
분명히 <아이언맨2>는 비쥬얼적으로도 뛰어나고 나름대로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긴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벤저스>때문에 <아이언맨>이란 독자적인 브랜드가 희생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벤저스>가 얼마나 대단하게 만들어질지는 몰라도 이렇게 <아이언맨>을 희생시키면서까지 판을 크게 벌려야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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