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소심하고 평범한 소년 '데이브(아론 존슨)'는 어느 날 '세상은 악으로 가득차있는데 왜 어째서 슈퍼 히어로가 되려하지 않는거지?' 라는 물음과 함께 자신이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인터넷으로 쫄쫄이 옷을 사고 킥 애스란 이름까지 지은 데이브는 슈퍼 히어로로서 첫 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첫 싸움부터 동네 깡패에게 칼을 맞고 교통사고까지나고 그에게 슈퍼히어로의 삶은 수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동네 갱단원으로부터 시민을 구해주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가면서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고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 한편 그의 활동으로 인해 자신의 마약 사업에 하나 둘 씩 문제가 생기는 디아미코(마크 스트롱)는 그를 제거하려고 계획을 꾸미기 시작한다.
감상:
<킥 애스>는 매우 파괴적인 영화다.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거의 다 파괴하고 있다고 보면된다. 그리고 이 파괴의 힘이 영화의 근간이 된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파괴는 바로 적들의 파괴다. 우리가 <킥 애스>에서 가장 열광한 바로 그 액션 장면말이다. 특히 영화에서 제일 눈에 띄는 귀여운 히어로 '힛 걸(크로 모레츠)'의 액션장면은 잊을 수 없다. 그 어린 체구에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액션의 잔인함은 그야말로 관객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힛 걸'에 밀려서 존재감이 살짝 떨어지지만 빅대디(니콜라스 케이지)의 액션 또한 박력있고 멋졌다.
다음으로 <킥 애스>의 파괴 대상은 바로 '금기'다. 아마도 예상했겠지만 바로 '힛 걸'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흔히 어린이와 잔인함은 대중문화에서 공존하기 힘들었고 그 둘의 연결은 대부분 간접적으로만 이루어져왔다. 그것이 어린이가 피해자든 가해자든 말이다. 그러나 킥애스는 이러한 금기를 깨버리고 11살 소녀지만 총에 맞고 칼부림을 좋아하는 '힛 걸'을 만들어낸다.
'힛 걸'과 '킥 애스'가 처음 만나는 곳에서 보여준 액션씬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적들의 팔다리가 슥삭 잘려나가는 것도 그랬지만, 더군다나 칼부림을 하는 사람이 11살짜리 꼬마라니..." 라고 말이다.다. 이 상황을 즐겨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면서도 생각난건 왠지 맛있는 불량식품을 먹는 느낌이랄까? 어쨋든 <킥 애스>가 보여준 소녀의 상상초월 잔인한 액션씬은 그동안 사실상 금기시 되온 것을 과감히 깨는 대담한 장면이었고, 이것들은 우리의 마음 속 파괴욕을 자극하면서 엄청난 쾌감을 선사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킥 애스>의 파괴 대상은 바로 우리의 고정 관념이다. 나는 <킥 애스>에는 히어로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바로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에 비추어봤을 때 말이다. <킥 애스>는 지금까지의 히어로에 대한 고정관념을 철저히 파괴하는 작품이다. 거미에 물린 가난한 청년, 무지막지한 거부인 중년의 남성, 외계 행성에서 태어나 지구에서 자란 사나이까지 우리의 머리 속에 있는 히어로 즉 초능력을 가진 영웅들에 대해 영화는 철저한 파괴를 행한다.
주인공은 그야말로 상찌질이다. 매일 집에서 만화책이나 보고 친구들과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하는 것은 소년으로 운동신경은 당연히 제로, 공부도 그냥저냥, 친구 관계도 고작 주변에 2명뿐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왔던 히어로의 모습은 온데 간데 찾아 볼 수 없다. 그런데 그런 녀석이 극속에서 히어로가 된다니 거기에 코스튬은 99.9달러 주고 산 촌스러운 초록색 쫄쫄이니깐 할말이 안나올 정도다. 그렇게 영화는 기존의 무게잡는 히어로에 대항하여 가볍고 어이없는 '킥 애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게 그는 지금까지 "세상은 악으로 가득차 있는데 왜 아무도 히어로로 나서지 않는다니"라는 순수한 결심으로 히어로의 삶을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기존의 히어로와의 '킥 애스'의 차이가 드러난다. 기존의 히어로들은 대부분 순수한 목적보단 사고나 또는 사적인 목적으로 그들의 이중 생활을 시작한다. 부모님의 복수를 위해 태어난 배트맨, 삼촌의 사망으로 태어난 스파이더맨과 같은 경우말이다. 하지만 '킥 애스'는 다르다. 단순히 코믹스를 보고 나서 만화 속 영웅을 동경하는 그는 순수한 마음으로 영웅의 삶을 시작한다. 좌충우돌이긴하지만 그의 순수한 동기는 기존 어쩌다보니 히어로가 된 인물들과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의 그런 순수한 마음은 우리에게 살짝 감동을 주기도 하고 왠지 모를 부끄러움을 주기도 한다.
<킥 애스>는 이렇게 기존의 고정관념과 맞서 싸우며 몸부림치는 영화다. 그리고 그 덕분에 '킥 애스'라는 신선한 캐릭터가 나올 수 있었고 이와 더불어 유튜브, 아이폰, 페이스북과 같은 새로운 소재들을 결합하면서 영화를 완전히 신선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킥 애스> 신선하면서도 가벼운 느낌을 준다고 생각마저 가벼운 영화라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분위기와 히어로가 모두 가볍게 보이지만 그 안에 있는 메시지까지 마냥 가볍진 않다. 앞서 말한 페이스북과 같이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서비스에 의한 사생활 침해의 문제, 영화 전반에서 나오는 폭력에 무책임하고 회피하는 군중들까지 비록 분위기는 가벼우나 그 안에는 나름대로의 날카로운 날이 서있는 것이다.
<킥 애스>는 겉보기엔 별 생각없이 만든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나름의 날이 서있는 굉장한 대담함과 치밀함 속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영화를 볼 때 까지 무거운 마음 가지고 볼 필요는 없다. 볼 땐 생각은 나중으로 살짝 미뤄두고 그저 즐기면 된다!
※ 이 글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이미지와 관련된 모든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