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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고객들] 주인공은 뛰지만 영화는 긴다.영화 감상 2011. 4. 14. 08:30
줄거리:
한 때는 최고의 야구선수를 꿈꿨지만, 지금은 은퇴하여 보험 설계사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병우.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난다. 몇 년 전 보험왕이 되기 위해 자살 경력이 있던 이들을 생명 보험에 가입 시킨 것이 회사에 들 킬 처지에 처한 것이다. 결국 병우는 자살 위험도가 높은 가수 지망생 소연, 틱장애 환자 영탁, 아이 넷을 키우며 살아가는 복순의 생명 보험을 연금 보험으로 바꾸기 위해 그들을 찾아나선다.
감상:
<수상한 고객들>은 단 한 마디로 요약이 가능한 영화다. 바로 원톱 주인공 영화. 영화엔 괜찮은 조연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지만 감독은 그들을 뒷전으로 미뤄두고...주인공 병우가 소연, 영탁, 복순 그리고 과거 자신의 상사였던 오부장 사이에서 자살을 막기 위해 죽어라 고생하는 모습을 중심으로 영화를 진행한다.
사실 이런 컨셉은 최근 한국 영화에서 많이 보여지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수상한 고객들>은 최근 개봉했던 <헬로우 고스트>와 그 비슷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비교해볼만 하다. 두 영화 모두 자기 안위를 위해서 주인공이 여러 인물 사이에서 트러블을 막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뛰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두 영화는 그 모습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주연 배우에 의존하는 모습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여준다. 두 영화 모두 스타일상 주연 배우에게 꽤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하다. 하지만 <헬로우 고스트>에 비해 <수상한 고객들>은 필요 이상으로 류승범의 개인기와 그가 가진 정체성에 기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꽤 괜찮은 조연진(성동일, 박철민, 정선경)을 데리고도, 그들과의 시너지보다는 오로지 류승범의 에너지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다. 특히 류승범이 가지고 있는 진지함과 코믹함 사이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들며 슬픈 씬이나 웃긴 씬도 거의 대부분 그에게 의존하고 있다. 류승범이 언론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나서 보여주었던 당황스런 태도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영화에 너무 많이 나오고, 원톱이란 평가에 대해서 부담스럽다는 속내를 비춘게 틀린 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는 병우가 어려움에 처한 고객들을 돕는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사회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낸다. 하지만 그러한 메시지마저도 류승범에게 극을 집중시키다보니 조연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져 설득력이 떨어지고 작위적인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사실 영화 자체는 최근 물오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그리고 코미디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류승범이 주연이기 때문에 꽤 재미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 이외에 조연들의 활용도나 이야기의 설득력 같은 부분에 있어선 다소 아쉬운 점이 보인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영화는 뚜렛증후군 환자에 대해 사회적 이해를 넓히려고 하는 듯 싶지만 사실 영화 상에서 뚜렛 증후군을 다루는 모습을 보면 다소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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