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한 때 경찰이었지만, 지금은 도미닉과의 우정으로 인해 일이 틀어져 경찰을 그만 둔 브라이언. 그는 자신의 애인이자 도미닉의 여동생인 미아와 함께 감옥으로 호송중인 도미닉을 탈옥 시키는데 성공한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로 도주한 세 사람은 이 곳에서 은퇴하기 전 마지막 한 건을 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그들을 잡기 위해 미국에서 파견된 FBI 요원 홉스와 지역 갱단들의 방해로 일은 점점 틀어져만 가는데...
감상:
최근 시리즈 영화의 대세는 단연 트릴로지다. 반지의 제왕을 시작으로 스파이더맨, 본 시리즈 게다가 잘 나가던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조차 3부작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리부트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성공적인 프렌차이즈 영화의 경우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제작비와 관객들의 기대치 굉장히 높아지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물론 주연배우가 이미지 고착화를 우려해 자진하차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벌써 5번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꽤나 매끈한 모습을 보여주는 놀라운 작품이다. 물론 시리즈 중간에 외전격인 도쿄 드리프트가 껴있긴 하지만, 그 작품을 제외하고도 4편의 영화가 이렇게 함정에 빠지지 않고 나름대로 매끄럽게 이어진다는 건 괄목할 만한 성과로 볼 수 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같이 장기 시리즈화 된 영화 쏘우를 보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 성과인지 알 수 있다.)
영화가 이렇게 성공적인 시리즈로 발돋움한 데는 여러 요소들이 작용했지만, 그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빈 디젤과 폴 워커 이 두 주연 배우의 존재라 할 수 있다. 2번째 시리즈인 패스트&퓨리어스에서 출연료 문제로 잠시 하차한 적도 있지만, 결국 4번째 시리즈인 더 오리지널을 통해 복귀한 빈 디젤은 자신의 남성적인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와 무게감을 잡는데 큰 몫을 했다. 한편 폴 워커는 빈 디젤이 자리를 비운 순간에도 끝까지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지켰으며, 그가 복귀하고 난 뒤에는 강렬한 이미지의 그와 달리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고수하며 영화의 완급을 조절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영화는 이번 시리즈가 마지막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친다. 그동안 등장했던 비중있는 조연들을 대거 불러 들이고 여전히 전작들처럼 의리의리한 차들이 등장해 미친듯이 달려준다. 흡사 분노의 질주판 오션스 일레븐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다. 특히 그 중에서도 클라이맥스의 액션 씬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도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쾌감을 안겨준다.
물론 이번 작품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전체적으로 액션씬이 강화되긴 했지만, 그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간혹 지루한 액션씬이 있다는 것과 스토리에 있어서도 영화 후반부들어 어이없을 정도로 비약적인 부분이 보인다는 것.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정도는 애교로 보일 정도로 언리미티드는 지금까지 시리즈 중 최고의 재미를 가지고 있는 작품 중 하나임에는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