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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제자] 영화의 재미는 당신의 마음 속에 있다.영화 감상 2010. 8. 5. 02:51
줄거리:
조금은 엉뚱하지만, 평범하디 평범한 물리학도 '데이브'. 어느 날 그는 우연히 마법사 '발타자 블레이크'를 만나게 되고, 자신이 전설적인 마법사 '멀린'의 후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는 사악한 마법사 '호르바스'를 물리쳐야한다는 임무를 받게되고, 그와 동시에 발타자'로부터 마법사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기 시작한다.
감상:
약간 모자라 보이는 듯한 주인공이 새로운 인물과 세상을 접하면서 점차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마법사의 제자>의 스토리는 굉장히 평범하다 못해 진부 할 정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영화들이 전부 진부하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진부한 성장 스토리를 가진 영화라고해도 <예언자>, <주노>와 같이 관객에게 참신함과 동시에 재미까지 안겨준 작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법사의 제자>는 그정도까진 아니고, 그냥 평범하고 진부한 영화 쪽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블록버스터들의 두드러진 특징인 화려한 CG와 평범한 스토리가 섞인 영화인데다가, 딱히 연출면에서 새로운 시도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작사가 디즈니사인 탓에 영화는 더욱 진부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 가야할 것이 있다. 바로 그 진부함이 곧 영화의 재미와 연결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킹콩을 들다>, <파인딩 포레스터>와 같이 주인공의 성장스토리를 다룬 많은 영화들은 그 진부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마법사의 제자> 또한 특출난 연출이나 참신한 스토리를 가지진 못했지만, 그 나름의 재미를 가지고 있는 영화다.
사실 <마법사의 제자>의 스토리 전개나 구성은 다소 빈약한 편이다. 러닝 타임의 문제겠지만, 스토리가 뒤로 갈수록 급 전개 된다는 점, 결말에 있어서 다소 우연성에 많이 기댄다는 점에선 솔직히 좋은 점수를 주긴 힘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을 잘 살린 CG연출이라든지, 능청스런 마법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낸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 덕분에 <마법사의 제자>는 자신의 약점을 충분히 보완하고도, 관객에게 충분한 재미를 안겨주는 영화가 되었다.
그리고 앞서 말한 그 무엇보다 <마법사의 제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이 있으니, 바로 마법에 대한 새롭고 파격적인 해석이다. 기존의 영화들이 마법에 대해서 굉장히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것으로 여겼다면, <마법사의 제자>에선 마법의 능력에 대해 명확한 한계를 긋는가 하면, 과학적인 해석을 통해 마법도 결국 과학적 원리에 의해 돌아가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영화 속에서 과학과 마법을 결합시키기 위해 주인공을 얼빵한 물리학도로 설정한 했으니, 이보다 더 멋진 선택은 없어보인다.
하지만 결국 <마법사의 제자>에 나오는 영화적 재미나 참신해보이는 설정들은 그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은 바로 관객들의 기대때문이다. 제목에서 말했듯 <마법사의 제자>를 재미있는 영화로 보고 싶다면 그건 관객, 그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마법사의 제자>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영화를 본다면, 앞서 내가 말한 장점들을 온 몸으로 느끼며 꽤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이 영화에 대해서 정말로 커다란 기대...물론 이번주에 개봉한 <인셉션>만큼은 아니겠지만, 꽤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면 <마법사의 제자>에서 보이는 것은 아마도 진부하고 약간은 허술한 스토리뿐이지 아닐까 싶다.
보통 영화의 재미는 영화 관람 전 기대치에 따라 현격히 달라지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다크나이트>나 <대부>처럼 명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 아닌, <마법사의 제자>와 같은 평범한 영화라면 그 기대치에 따른 재미의 탄력성은 더 커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목처럼 <마법사의 제자>에서 느낄 수 있는 영화적 재미는 영화를 보는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것이라 한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진 않겠지만, <마법사의자제>에서 무언가 참신함 또는 명작의 면모를 바라고 있다면, 그 기대를 버리길 바란다. 솔직히 이 영화는 그리 명작이 될 것 같지도 그다지 참신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다만 마냥 편안한 마음으로 한 바탕 웃으며 극장에서 나오고 싶다면 <마법사의 제자>는 괜찮은 선택이라고 본다. 물론 방금 내가 칭찬했다고해서, 이 영화에 대해서 다시 한번 두근 거리지 않길 바란다. <마법사의 제자>는 약간의 빛이 보이긴하나 사실 평범한 블록버스터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는 영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P.S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마법으로 플라즈마 전기를 쓸 때, 드래곤볼의 느낌을 받은 건 나 뿐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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